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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로 충분해? 오일·쇼트닝·라드 비교!

by 루베이 2025. 7. 9.

올리브오일

베이킹의 완성도는 온도, 밀가루, 당류뿐 아니라 ‘지방’도 크게 관여합니다. 흔히 유지류라고 하면 버터만 생각하지만, 오일, 쇼트닝, 라드 등 다양한 유지류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녹는점, 향, 질감 등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지녀 제품에 다른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제품의 촉감, 풍미, 텍스처, 보관성까지 모두 좌우하는 중요한 재료인 만큼, 각 지방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네 가지 유지류를 중심으로 그 차이점과 활용 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버터의 기본

버터는 베이킹에서 가장 널리 흔하게 사용되는 지방입니다. 주로 유럽식 제과에서는 고급 발효버터가 사용되며, 국내에서는 대부분 무염버터가 사용됩니다. 유지방 함량은 보통 80% 이상이고, 나머지는 수분과 단백질, 유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수분 덕분에 구워질 때 특유의 증기 발생이 일어날 수 있고, 케이크나 쿠키에서 부드러운 질감과 부피를 만들어줍니다.

버터의 녹는점은 대략 32~35°C로 체온보다 약간 낮은 정도입니다. 이점 덕분에 버터를 입에 넣었을 때 빠르게 녹으며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의 제과품목들은 대부분 버터 덕분입니다. 녹는점이 낮아 반죽이 빠르게 부드러워지는 대신,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는 다루기 어렵고 쿠키의 모양이 쉽게 퍼질 수 있어 냉장 숙성이나 고형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버터의 가장 큰 매력은 '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유 고형분에서 비롯된 고소한 향과 풍부한 맛은 베이킹의 질을 한 단계 높여주고, 이는 마가린이나 쇼트닝 등으로는 쉽게 대체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설탕과 함께 믹싱 했을 때 '크림화'가 가능해 반죽 내에 공기를 포집하게 할 수 있어 케이크류의 볼륨과 부드러운 조직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많은 장점이 있지만 버터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가격이 다른 지방류보다 비싸며, 포화지방 함량이 높아 건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보관 시 쉽게 산패되며, 외부 냄새를 흡수하기 쉬워 밀폐 보관이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미와 질감을 고려할 때 버터는 여전히 베이킹에서 가장 매력 전인 선택지입니다.

오일과 쇼트닝

오일은 액상 형태의 지방으로, 대부분 식물성 오일을 사용합니다.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코코넛오일 등이 대표적이며, 각각의 오일은 연기점과 향이 다릅니다. 오일은 액체이므로 크림화는 어렵지만, 반죽에 쉽게 섞이고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만들어내어 주로 파운드케이크, 머핀, 브라우니 등 촉촉한 식감을 원하는 제품에 많이 쓰입니다. 

오일의 녹는점은 대체로 0~10°C 사이로, 상온에서 완전한 액체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반죽에 바로 넣을 수 있고, 작업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특성 때문에 구워진 제품이 퍼지는 경향이 있으며, 구조적 안정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향이 약하거나 특정 오일(예: 올리브오일, 코코넛오일)은 향이 강해 제품 고유의 맛을 해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무향 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쇼트닝은 식물성 오일에 수소를 추가해 고체화한 가공 지방입니다. 융점은 약 40~45°C로 비교적 높으며, 제과제빵에서 구조적 안정성을 주고 싶을 때 주로 사용됩니다. 쿠키, 파이 반죽, 비스킷 등에 사용하면 바삭하고 가벼운 질감을 낼 수 있으며, 여름철에도 형태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아 실용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쇼트닝은 크림화가 잘되고, 일정한 온도에서도 고체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기계 믹싱에 유리합니다. 맛은 무맛으로 느껴지는 맛이 거의 없지만, 가공 버터향 쇼트닝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풍미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트랜스지방 함량 때문에 건강 문제가 있었으나, 현재는 무트랜스 쇼트닝 제품이 판매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다만, 여전히 천연 재료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제품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드

라드는 돼지의 내장지방 또는 등지방을 정제해서 만든 동물성 지방입니다. 과거 유럽과 아시아 요리에서는 라드가 버터보다 더 대중적인 조리용 지방이었고, 제과에서도 폭넓게 사용되었습니다. 베이킹에서는 주로 파이 크러스트, 전통 타르트, 퀘사디아나 토르티야 같은 라틴 디저트에 자주 쓰였습니다.

라드의 녹는점은 36~45°C로 쇼트닝과 유사하거나 약간 높으며, 실온에서는 부드러운 고체 상태로 존재합니다. 높은 녹는점 덕분에 구워지는 동안 제품의 모양이 무너지지 않고, 구운 후에도 뚜렷한 층과 바삭함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파이 시트나 비스킷 반죽에 라드를 사용하면 결이 선명하고 고소한 풍미가 배로 증가해, 씹을 때 느껴지는 바삭함과 풍미를 높게 올려주는데 탁월합니다.

향은 버터처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은은한 고소함과 짭조름함이 있어 전통적인 풍미를 살리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특히 돼지고기 기름 특유의 향이 음식에 남아 제품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만 이 향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또한 돼지에게서 나온 지방이니 만큼 비건이나 채식 위주의 레시피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단점으로 라드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 여름철에는 쉽게 녹고, 냉장 보관 시 굳어 보관방법이 가장 번거롭습니다. 보관방법으로는 유통기한이 짧고, 공기와의 접촉 시 산패가 빠르기 때문에 밀봉 상태로 냉동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요즘은 라드를 사용하는 베이킹 제품이 줄었지만, 여전히 전통 레시피나 정통 파이 전문점에서는 빠지지 않는 고급 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버터, 오일, 쇼트닝, 라드는 각각의 녹는점, 향, 질감에 따라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베이킹 결과물에 서로 다른 영향을 줍니다. 촉촉함과 건강을 원한다면 오일, 깔끔한 바삭함과 형태 안정을 원하면 쇼트닝, 전통적인 풍미와 결감을 추구한다면 라드, 그리고 가장 풍부한 향과 구조감을 원한다면 단연 버터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재료의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하고, 제품 성격에 맞는 지방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더 맛있는 제품을 만드는 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